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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시들어졌던 나무에서도 새움이 트고 꽃피고
열매 맺는 새해가 되게 하소서
천강을 밝히는 달빛같은 그윽한 말씀으로
비틀거리던 시계바늘을 기운차게 돌게 하는
새로 끼운 건전지처럼
세상을 덥혀주는 새빨간 아침 해처럼
무력한 우리에게 새 힘을 주입하소서
산 너머 바다 건너에서 금빛의 먼동으로 달려와 죽어버린 땅에 입맞추어 다시 깨어나게 하시는 당신
탐욕에 젖어 피 뿜으며 짖어대는
철없는 어른들에게
부디 화쟁을 배우게 하소서
달콤한 수다와 너스레와 너털거림만 무성한 쓰레기 더미에서
흰 백합꽃과 장미꽃이 피어나게 하시고
가난한 사람들이 넉넉하게 위로받고
최소한의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슬픈 운명을 교정하소서
새빨간 아침 노을과 함께 새해
새아침을 열고 계시는 당신
배낭 짊어지고 버스 타고 기차 타고 금강산에 가고
묘향산에 가고 백두산엘 가게 하시고
대동강에서 선유를 하게 하시고
우리 핸드폰이 철로 된 실크로드를 달려 유럽으로 실려갈수 있게 하시고
허름한 차를 운전하여 그 땅 구석구석을 기행하게 하소서
그리고 어느 초가을 해저물녘 한 바닷가 산모퉁이에서
피빛으로 타오르는 황혼을 마주한 채 소주 한잔에 취하여 통기타를 치며
대동강변 부벽루 산보하는 심순애와 이수일 양인이로다 를 노래하다가
꺼이꺼이 울게 하고
그렇듯 행복에 겨운 우리 칠천만의 환희가 고천 방죽의 백만 마리 가창오리떼처럼 비상하게 하소서.
한승원 (대한불교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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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