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겐 선사는 작무 중 하 나인 요리를 청소와 마찬가지로 매우 소중히 생각했습니다. 사찰에서는 '전좌典座'라고 부르는 요리 담당자가 되는 것이 매우 명예로운 일인 동시에 중대한 책임을 맡는 일이 됩니다. 선승들에게 식사는 수행을 완성 시키기 위해 먹는 중요한 행위이며, 그 식사를 만드는 요리 자체도 수행의 장이기 때문입니다.
도겐 선사는 전좌의 마음가짐을 적은 [전좌교훈]에서 요리를 만드는 자가 잊지 말아야 할 세 가지 마음가짐으로 '희심喜心', '노심老心', ,대심大心, '삼심三心,'을 들었습니다. 이것은 각각 식사를 만들어 대접하기를 기뻐하는 마음, 노파처럼 상대를 생각하면서 정성껏 요리하는 마음,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큰 마음으로 요리를 만드는 마음입니다.
요리를 한다는 것은 그 식 재료의 생명을 취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사찰 음식을 요리할 때는 무의 끄트머리나 당근 껍질조차 함부로 버리지 않습니다. 또 '오래되었으니까.' '값이 싸니까.'라는 이유로 식 재료를 버리거나 소홀히 다루지도 않습니다. 모든 식 재료를 전부 사용해 그 맛을 살릴 수 있도록 요리함으로써 식 재료의 생명을 소중히 활용합니다. 먹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과 식 재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간과 궁리를 아끼지 않고 몸과 마음을 다해 요리하는 것이 전좌의 자긍심입니다.
여러분이 만든 요리를 먹는 사람이 가족이든, 친구나 애인이든, 아니면 본인이든, 여러분의 요리가 그 사람의 에너지가 되며 내일의 양식이 됩니다. 인연이 있어서 여러분을 찾아온 식 재료에 감사하며 전성을 담아 요리라는 존귀한' 수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도겐 선사는 "도를 추구하는 마음이 없으면 전좌라는 역할은 괴로울 뿐이다."라고 썼습니다. 수행 승에게는 불도를 극한까지 닦으려 하는 신심信心이 중요하지만, 여러분에게는 잘 살려고 하는 마음, 그리고 요리하기나 먹기를 즐기는 마음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그 계절에 어울리는 그릇을 고르고 식탁에 꽃을 장식하기만 해도 식사 시간에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부디 이런저런 궁리를 하면서 요
리라는 수행을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