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삶도 마찬 가집니다. 우리는 '빨리 빨리' 내달립니다. 신호등 바뀌기 무섭게 내달립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도 마찬 가집니다. 다음 신호를 기다리지 못하고 달립니다. 물론 빨리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 달리기 전에 생각해 봅시다. 그렇게 빨리 가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집에 가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혹은 친구와 만나 수다를 떠는 것이 다가 아닌지 말입니다
빨리 달리게 되면 시야가 좁아집니다. 자기를 돌아보는 여유가 있을 때 주위를 살펴보는 시야도 넓어집니다. 하루 삶을 돌아 봅니다. 하늘 한 번 바라보는 여유가 있었는지? 여유가 없다고 여길수록 하늘 한 번 바라보며 호흡을 크게 합니다. 그 호흡만큼 여유가 생깁니다. 그리고 그 여유만큼 세상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나를 돌아본다는 것은 이웃을 돌아본다는 것입니다. 내가 바쁘게 사는데, 이웃이, 세상이 내 눈에 들어오겠습니까?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길을 떠납니다. 어느 도시에 도착하여 다시 산골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산골로 들어가는 차는 바로 있지 않습니다. 조그만 대합실에서 차를 기다립니다. 대합실에 사람들이 모입니다. 서로 안부를 묻습니다. 구수한 사투리에 인정이 묻어 납니다. 야무지게 싼 보따리에 사람의 정이 느껴집니다. 버스를 탑니다. 운전사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넵니다. 버스 안은 동네 사랑방 같습니다. 종점에 도착하였습니다. 이제 걸어가야 합니다. 길은 굽이굽이 돌아갑니다. 굽이굽이 돌 때마다 다른 풍경이 나타납니다. 하늘은 너무도 맑습니다. 상쾌한 바람이 스쳐갑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많이 불편합니다. 특히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목적지만 생각하면 아까운 시간이라고 하겠지만, 길 떠나는 여정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모든 것이 즐겁게 느껴집니다. 세상은 참으로 공평합니다. 하나를 버리면 다른 하나를 얻게 되니 말입니다.
늘 책을 끼고 다니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위에서 칭찬이 자자합니다. 어는 날 칭찬 삼아 말을 건넵니다.
"그렇게 책이 좋으세요? 항상 그렇게 책을 끼고 다니게 말입니다."
그 사람이 말합니다.
"그게, 책이 없으면 왠지 불안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