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비슷한 일화가 또 있습니다. 인도에 다녀오던 사신이 총령이라는 고갯마루에서 달마 대사를 만났습니다. 달마 대사는 그 때 지팡이에 짚신 한 짝을 걸고 고갯마루를 넘어가는 중이었습니다. 사신과 달마대사는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사신은 중국에 돌아와서 사람들에게 달마대사를 만났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말하기를, 달마대사는 이미 돌아가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사신은 달마 대사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도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달마 대사를 만났던 일이 너무나 또렷하고 분명했기 대문입니다. 사신은 진위를 확인 하기 위해 달마대사의 무덤을 팠습니다.그런데 무덤 안의 관 속에는 신 한 짝만 있을 뿐 달마 대사의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부처님과 달마 대사의 예화를 통해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참 생명은 육체와 함께 죽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살아있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우리는 아직 능력이 부족하여 부처님과 달마 대사처럼 생사에 자유 자재 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도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됩니다. 우리는 공부를 통해, 수행 체험을 통해,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닌 이치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영가들에게 이러한 지혜의 눈을 뜨게 해 주고, 형체 없는 진정한 마음의 양식을 제공해 주기 위하여 천도재를 올리는 것입니다.
오늘의 사부 대중과 그리고 우리가 모신 영가분들이여,
맑고도 고요하고 신령스러운 근원은 뚜렷이 밝아서
생生도 사死도 없는 참 생명의 실상은
부처님과 우리가 조금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제불자諸佛子 환회득還會得 심적원명저谌寂圓明低 일구마一句麽
이 도리를 아시느냐고 묻고는 요령을 3번 흔듭니다. 우리의 참 생명은 형상을 나타낼 수도 없고 이름을 붙일 수도 없는 존재입니다만, 염불소리, 요령소리, 법문소리를 들을 줄 아는 역력히 살아 있는 존재입니다. 만약 요령 소리 세 번으로 생명의 실상을 깨닫는다면 그 영가야말로 상근기이며 영원히 열반의 길을 걷는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 후 계속되는 염불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참 생명에 대한 실상을 깨닫지 못했다면
하는 수 없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빌어 향단에 모시고서
천도를 올려 드릴 테니 부디 오셔서
저희들의 미묘한 법 공양을 받으시고
49일 간의 기도 공양을 받아서
꼭 당신의 본성 자리를 깨달으십시오.
나와 영가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공덕을 쌓으면 영과 신들이 기뻐합니다.
우리가 염불하고 간경하고 기도를 같이 함으로써
업장이 소멸하기 때문에
이런 행사를 치름으로써 온갖 성현들이 와서
영가를 접인 해 갑니다.
한마음으로 받들어 청합니다.
일심봉청 一心奉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