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 마음의 본질은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고, 어디에도 매이지 않고, 어디에도 걸리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내 삶이 어떤 삶이든 간에 본래는 거기에 매여 있는 마음이 아닌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거기에 매여 있기 때문에 마음의 원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응무소주應無所住 이생기심而生其心, 바로 이 구절에서 일자무식의 나무꾼이었던 혜능이, 불교가 뭔지 부처님이 뭔지 전혀 모르던 사람이 이 말을 듣고는 마음이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그것이 명심견성明心見性입니다. 명심견성이라는 말도 모르던 사람이 마음이 밝아지고 성품을 본 체험을 한 것입니다.
마음은 본래 육신에도 물질에도 소리에도 향기에도 감촉에도 머물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 환희심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도대체 누가 이런 말을 하는가 알아봅니다. 이상한 형색을 한 사람이 책을 한 권 읽고 있다가 혜능이 물으니 금강경 구절이라고 대답을 해줍니다. 그 길로 나무꾼이었던 혜능은 어머니를 잘 봉양해드릴 수 있는 준비를 다 해 놓고는 출가를 합니다. 혜능은 5조 스님을 찾아가서 제대로 선법을 전수 받아 육조가 됩니다.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는 이 구절이 6조 스님 덕분에 금강경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이 되어 버렸습니다. 금강경의 한 구절만 제대로 알아들으면 6조 스님처럼 마음의 이치를 환히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방금 읽어드린 금강경이 금일 영가에게 가장 큰 공덕이 되고, 이 금강경의 이치를 우리가 만 분의 일이라도 깨우치게 된다면 오는 천도재를 지내드리는 큰 보람이 될 것입니다.
태어남은 어디서 오며
죽음은 어디로 가는가.
태어남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지는 것인데
여기 한 물건이 항상 홀로 있어
당연히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