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전 말씀이 다 진리를 담고 있지만, 금강경 사구게는 그 중에서도 정곡을 찌르는 말씀입니다. "만약 육신으로써 나를 보려 하거나 음성으로써 나를 찾으려 한다면 이 사람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이다. 결코 여래는 볼 수 없으리라. 약이색견아若以色見我 이음성구아以音聲求我 시인행사도是人行邪道 불능견여래不能見如來."라는 사구게도 대단하지요. 만약 어떤 사람이 부처님을 보는데 형상으로 보거나 부처님이 설법을 잘 한다고 해서 설법에서 보거나 하면 이 사람은 삿 된 도나 미신을 행하는 것입니다. 여래는 모습에 있는 것도 아니요, 소리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알면 첫 사구게에서 말씀드린 당당하고 자유자재한 주인공, 어디에도 다 참여하면서도 또한 걸릴 것 없는 우리의 이 활발발한 주인공, 마음, 이러한 도리를 확연히 아시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형상을 기준으로 해서 살아왔습니다. 얼마나 거기에 속았습니까? 얼마나 거기에 미혹 당해서 진실을 보지 못했습니까?
금일 영가께서 이제는 그러한 도리를 잘 아실 순간입니다. 또다시 육신을 받아버리면 육신이라는 한계 속에 얽매여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영혼으로 있을 때는 육신의 한계를 벗어난 까닭에 평소에 한 번도 알아듣지 못한 염불 소리, 경전 소리도 아주 잘 알아듣고 지혜가 밝다고 했습니다. 새롭게 또 육신을 받아들이면 육신이라는 한계에 끄달려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육신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부처님은 6년 고행을 하셨고, 마침내 육신의 한계를 극복하셨습니다. 깨달은 안목으로 바라보니 고물 고물 한 육신을 가진 우리 중생들이 그대로 생사에서 해탈한 존재라는 것을 아시고 감탄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시고 나서 처음으로 말씀하신 "희유하고 희유하도다. 일체 중생이 다 불성을 갖고 있구나."라는 말씀의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부디 영가께서도 허망한 것에 끄달리고 집착하지 말고 나의 참 생명에 눈을 뜨시기 바랍니다. 그랬을 때 곧 여래의 눈을 뜨는 것이고, 진정한 참 부처님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참 부처님을 본다고 하는 것은 내가 이미 참 부처님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금강경 사구게 중에 마지막은 "모든 작위作爲 가 있는 것은 마치 꿈 같고 환영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고 이슬 같고 번개 같으니. 반드시 이와 같이 관찰하도록 하라 일체유의법一切有爲法 여봉환포영如夢幻泡影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입니다.
세상 모든 것을 이와 같이 만 본다면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을 것입니다. 집착과 끄달림은 부 자유입니다. 그런 부 자유로부터 벗어났을 때 이것이 진정한 해탈인 것입니다. 부디 세상사를 그렇게 보고 연극하듯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유명한 경봉노스님께서는 자기가 맡은 역할을 한바탕 멋들어지게 연기하다가 돌아가라고 하셨습니다.
금일 영가께서 다행히 부처님과 인연이 많으신 분입니다. 참으로 많고 많은 수많은 인연들 중에서 바로 부처님 앞에서 천도 재를 지낼 수 있는 이 인연은 그 어떤 인연보다도 값지고 소중한 것입니다. 그 인연 덕분에 삶과 죽음의 실상에 대해 들으셨고, 또 온갖 경전의 중요한 내용을 모은 천도 재 의식의 염불도 들으셨습니다. 부디 이 인연으로 의미 있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유족들께서는 아버님께 못 다한 효도를 어머님께 정성을 더 배로 드리셔서 효도 하십시오. 화목하고 우애 있게 사십시오. 아버님의 가시는 길이 더욱 홀가분하고 당당하실 것입니다. 부디 이 천도 재 인연 공덕과 불 보살님의 가피력이 오늘 영가님의 왕생극락에 보증이 되고 증명이 되시기를 만 방에 기원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