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필요도 없이 불교는 영가천도靈駕薦度의 효험을 믿는다.
그러나 영가천도의 효험은 일정한 한계가 있다. 영가천도는 사람이 죽은 뒤의 행로에 도움을 주는 하나의 보조적 수단이지 주된 힘이 되어 주지 못한다. 그래서 선善은 살아생전에 닦는 것이 최선이다. 어떤 사람이 죽은 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영가천도를 하고 선행을 하여 그 공덕을 망자亡者에게 회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지장경]에서 말하기를, 죽은 사람은 그 이익의 7분의 1만 받을 수 있고 나머지 7분의 6은(그 의식을 거행한)산 사람들에게 돌아간다고 한다.1)
더욱이 바른 믿음의 불교는 영가천도의 방식에 있어서도 민간에서 하는 방식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른바 영가천도는 망자가 괴로운 세계를 벗어나서 좋은 세상에 환생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가족과 친지들이 닦는 선업의 힘이 감응感應2)을 일으키는 것이지, 승려들의 송경誦經 그 자체가 영가천도의 힘을 가진 것은 아니다. 영가천도를 해주는 사람들의 선업의 힘과 송경하는 승려들의 수행 력이 감응를 일으킨다.
그래서 바른 믿음의 불교에서 영가천도의 주체는 스님들이 아니라 망자의 가족들이다. 어떤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그의 가족들이 자신들이 아끼는 물건(예컨대 돈)으로 삼보三寶에 공양을 올리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시를 하고, 그 보시가 그를 대신해서 한 것임을 알게 하면, 그 사람이 죽은 뒤에 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그것은 그 선한 생각에 감응이 있을 뿐 아니라. 그가 임종할 때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업식業識도 좋은 곳에서 환생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사물은 갖은 종류끼리 모이는[物以類聚]' 원리이며, 미신이라고 할 수 없다.
망자가 죽은 뒤 그의 자식들이나 가족이 간절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스님들에게 재齋 공양이나 기타 보시를 하는 등으로 큰 선업을 짓는다면, 그런 정성스러운 효심에 감응하여 망자가 더 좋은 곳에 날 수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망자가 죽기 전에 한 선행의 과보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 효심이 매우 지극하고, 마치 지장보살이 지옥의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큰 자비서원을 발하여 세세생생 중생들을 고해에서 건지겠다고 한 것과 같은 그런 위대한 원력에 의지해서만, 망자에게 감응력이 미쳐 그의 죄업을 감소시키거나 그것을 소멸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비합리적인 미신이 아니다. 천도자의 큰 효심과 큰 원력으로 인해 그들의 심력心力과 원력이 망자의 업력 속으로 들어가 감응력을 미치고, 나아가 그것들이 한 기운[一氣]으로 연결되어 망자를 천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