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그렇다'. 이다. 불교에서는, 생사에서 해탈했거나(예컨대 소승1)의 아라한阿羅漢이나 생사에 자재한(예컨대 대승의 성위보살聖位菩薩) 성자들을 제외한 모든 중생은 윤회라는 제약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믿는다.
소위 윤회는 위로 떠올랐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하면서 생사에 유전流轉하는 것이지만, 진짜로 어떤 바퀴를 도는 것과 같이 빙빙 도는 것은 아니다. 중생들이 윤회하는 세계에는 모두 여섯 가지 큰 범주가 있다. 불교에서는 이를 '육도六道'라고 부르는데, 높은 것부터 낮은 것 까지 순서대로 천도天道. 인도人道. 수라도(신도)修羅道
(神道). 방생(축생)도 傍生道. 귀도鬼道. 지옥도地獄道이다. 이는 모두 오계五戒. 십선十善과 십악十惡. 오역五逆2)에 따라서 있는 범주들이다. 오계와 십선에는 상품. 중품. 하품의 세등급이 있어서, 그 지은 업에 따라 각기 천天. 인人. 아수라의 삼도三道에 태어나게 된다. 십 악과 오역도 마찬가지로 세 등급이 있어서, 지은 업에 따라 각기 방생. 귀鬼. 지옥의 삼도에 태어난다. 선업을 지으면 위 삼도[上三道]에 태어나고, 악업을 지으면 아래 삼도[下三道]에 태어난다. 어느 한 부류의 세계에서 복의 과보를 다 받고 나면 한 번의 생사가 끝이 나고, 다시 다른 생사가 시작된다. 이와 같아 육도六道 안에서 태어났다가 죽고, 죽었다가 태어나는 것을 생사 윤회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비록 중생들의 생사 범위가 육도 안에 있기는 하나, 중생들이 선업이나 악업을 짓는 것은 주로 인도人道에서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그래서 인도人道만이 사람들이 새로운 업을 짓기도 하고 이전 업의 과보를 받기도 하는 쌍중도雙重道이고, 그 나머지 세계들은 중생들이 과보를 받기만 하는 단중도單重道라는 것이다.3) 천도天道와 신도神道(수라도)에서는 복의 과보를 누리기만 할 뿐 새로운 업을
지을 겨를이 없다. 아래 삼도[下三道]의 중생들은 괴로운 과보를 받기만 할 뿐 선악을 분별할 능력이 없다, 그래서 인도人道에서만 우리가 괴로움과 즐거움 둘 다 경험할 수 있고,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를 분별할 수 있다. 불교에서는, 업력이 훈습薰習을 만드는 것은 심식心識이 그 훈습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4)
만약 선악을 분별할 겨를이 없거나 그럴 능력이 없으면, 업을 짓는다 해도 그것이 업력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인간들의 도덕적 행위 책임을 특히 중시한다.
업력을 낳는 주된 원인이 인간들에게 있기 때문에. 위로 올라가거나 밑으로 떨어진 모든 중생들에게는 다시 밑으로 떨어지거나 위로 올라갈 기회가 있다. 한 번 위로 올라가면 영원히 계속 위로 올라가거나, 한 번 떨어지면 영원히 계속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