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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봉대선사. 자연과 화해하며 배우며
 지민  | 2021·09·21 15:56 | HIT : 459 | VOTE : 234
비 개인 뒤 산빛이 새롭고
봄이 오니 꽃들이 붉다.
달은 차가운 솔가지에 걸리고
바람은 뜨락 잣나무를 흔드네

비가 오기 전보다 비가 지나간 뒤의 산빛이 곱고
봄이 오면 꽃만 붉은 것이 아니라 만물이 모두 봄빛을 띠어 찬연하다.
솔가지에 걸려 있는 풍광은 우리 모두가 다 잘 아는 것이지만  부처님의
진리 법문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물다.

조선 시대 말기에 허주(1806-1888)라는 도력이 높은 선지식 스님이 계셨다. 하루에  한 끼 밥만 먹고 철저히 계율을 지키면서 대중교화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는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어는 날 유명한 이들이 많이 찾아와서 법문을 청한다음 <선지식 스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실까?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굼벵이가 매미 돼요."
허주스님은 간단한 이 한마디 말만 하고 법상에서 내려오셨다.
승속 간의 모든 대중이 실망하고 어리둥절해하였다.

그러나 '굼벵이가 매미 돼요'라는 이 한마디 속에는 선지식의 참 법문이 들어 있다.
대중은 알겠는가?

해와 달과 별이 평등하기에 네 계절이 언제나 밝고
산이 평등하기 때문에 어디에서든지 항상 푸르고
물이 평등하기 때문에 물들이 서로 만나면 합하여 길이 흐르고
온갖 경계가 평등하기 때문에 꽃은 웃고 새는 노래한다.
진리가 평등하기 때문에 예도 없고 이제도 없이 언제나 한결같고
만법이 평등하기 때문에 높고 낮음과 길고 짧음과
옳고 그름과 밝고 어두움과 선과 악과 생과 사가 없으며
사람이 마음이 평등하기 때문에 눈은 가로 열리고 코는 내리붙어 있으며 빛을 보고 소리를 듣는 것이 모두가 다 같은 것이니
이 것을 이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하노라.
(다음에 계속) 법공양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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