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는 '동사同事'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와 같은 처지에 서서 같은 기분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일본인은 이 '동사' 커뮤니케이션을 매우 소중히 여겨왔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서로 이해하는'것을 소중히 여겨 여겨 왔습니다. 가령 자식을 잃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럽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어떻게든 그 고통을 줄여 주고 싶어 합니다. 살아갈 힘을 주고자 말을 겁니다. 하지만 그 말은 결코 슬픔에 빠진 사람의 마음에 전해지지 못합니다. 자식을 먼저 떠나 보낸 슬픔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만이 이해 할 수 있지요. 그럴 때 인간은 같은 고통을 맛본 사람과 관계를 믿고 싶어 합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자녀를 잃은 사람끼리 서로의 슬픔을 이해하고 위로합니다. 그 슬픔을 먼저 맛본 사람이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 줍니다. 이것이 바로 '동사'입니다. 일본인은 옛날부터 그런 '마음을 나누는' 커뮤니케이션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마음을 나누는 '커뮤니케이션에는 많은 말이 필요치 않습니다. 말 솜씨가 뛰어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저 상대의 마음에 다가가 주기만 하면 됩니다. 맞 장구를 치면서 상대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면 됩니다. 그런 마음을 지닌 사람이 진정한 의미에서 사교 성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주위를 둘러보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에게 둘러 싸여 있는 사람, 주의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반드시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사람입니다. '동사'의 마음을 지닌 사람입니다. 말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모두 그 사람 곁으로 모여듭니다. 한편 항상 대화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며 다른 사람들을 이끌어 나가는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화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곧 사교 성이 좋은 사람은 아닙니다.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의견을 내세우는 데만 관심을 쏟는 시대입니다. 일할 때는 이런 자세가 중요할지도 모르지만, 이것과 사교 성은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무턱대고 자기 주장만 하지 말고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결국 그런 자세가 여러분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