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에게는 언젠가 정년을 맞이하는 날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사십 년 가까이 일해 온 직장을 떠나면 사회에 홀로 내동댕이쳐진 기분이 들겠지요. 회사원 시절에는 제 나름 그럴듯한 직함이 있지만 정년 퇴직한 다음 날부터는 '일개인'이 됩니다. 자신을 따르던 부하 직원들도 이제는 자신을 소 닭 보듯이 대합니다. 해야 하 일도 없고 가야 할 곳도 없기 때문에 막막함에 어쩔 줄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 입니다.
대개 예순 살에 정년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인생까지 정년을 맞이한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이십 년에 가까운 인생이 남아 있습니다. 이십 년이면 신입 사원으로 회사에 들어가 마흔 살이 넘을 때 까지의 시간입니다. 그만큼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는 말입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인생을 즐겁게 보내지 않는다면 큰 손해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기에는 시간이 넘 아깝지요.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정년 후의 인생은 그때까지 자신이 살아 온 인생의 연장선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그날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됩니다. 그 전까지 살아온 방식에 집착하지 말고 백지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제 2의 인생을 향해 첫발을 내디디십시오. 회사에 다닐 때는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인생을 걷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습니다. 자신은 비교할 생각이 없어도 주위에서 비교를 합니다. 사사건건 동료들과 비교 당합니다. 그런 비교에서 해방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정년을 맞이한 순간 타인과의 비교에서 해방됩니다. 이보다 멋진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앞으로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년 후에도 타인과의 비교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는 사장으로 재취업 했다더라' '누구는 노후 자금을 충분히 모아 놓았다더라' 그에 비해 나는.....' 이렇게 자신을 타인과 비교합니다. 개중에는 그 충격으로 집안에 틀어 박혀 밖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웃과도 만나기 싫고, 행여나 옛 동료와 마주칠까 봐 외출도 하지 않습니다. 누구와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일까요? 그 때 까지의 자신에게 연연하기 때문입니다. 이직도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