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태어나십시오. 몸은 새롭게 태어날 수 없지만 정신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조금만 옮겨도 전과는 다른 자신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발견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못 찾겠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에만 몰두하며 살아온 탓에 취미를 가질 여유도 없었습니다." "일이 취미였습니다." 자주 듣는 변명입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만약 발견하지 못했다면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십시오. 초등학생 때 어떤 일에 열중했습니까? 중학생 때 하고 싶었지만 결국 하지 못한 일은 무엇입니까? 먼 기억을 더듬으며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떠올려 보십시오. 몰두했던 일만 떠올리지 말고 몰두했던 기분을 떠올려 보십시오. 거기에 제 2의 인생을 즐길 보석이 많이 떨어져 있을 것입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일본의 역사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사는 마을의 역사에도 흥미가 있었습니다. 소년은 직접 마을의 역사를 조사해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이야기하기를 좋아 했습니다. 그 소년은 어른이 되어 어느 기업의 기술자가 되었습니다. 매일 기술 개발만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누군 가와 이야기할 기회도 적었고, 하물며 역사 책 따위는 읽을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사십 년 동안 회사원 생활을 하고 정년을 맞이했습니다. 정년 퇴직한 다음 날부터 그는 다시 자신이 좋아하는 역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도서관에 가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거리를 돌아다니며 지식을 흡수해 나갔습니다. 그런 하루하루가 견딜 수 없을 만큼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관광객들에게 요코하마의 역사를 소개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그분이 이따금 저의 절을 찾아옵니다. 그리고 제게 즐거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그분이 좋아하는 역사가 아닙니다. "이런 손님이 계셨습니다." "참으로 멋진 부부를 만났습니다." 이렇게 자원 봉사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합니다. 요컨대 그분에게 행복을 주는 것은 역사만이 아닙니다. 역사를 통해 그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야말로 그분에게 충실한 인생을 선물해 주는 것이지요.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 인간의 즐거움은 결국 여기에 있습니다. 누군 가와 관계를 맺음으로써 자신의 존재가 명확해집니다. 누군가 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 자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실감합니다.
흔히 누군 가와 관계를 맺는 것에서 비교가 시작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반대입니다. 진정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는다면 비교 따위는 그곳에 끼어들지 못합니다. 누구와도 깊게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고 자신만 생각하니까 불필요한 비교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혼자 마음의 문을 닫고 틀어박혀 있으니까 자기도 모르게 머리 속에서 누군 가와 비교하게 됩니다. 멋대로 상대를 상상하고 자신에게 없는 것을 찾으려 합니다.
누군 가와 비교하는 것에서 괴로움을 느낀다면 그곳에서 도망치지 말고 누군 가와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으십시오. 그러면 모두가 똑같은 불안은 안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