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습薰習'이라는 선어가 있습니다. 일본에는 철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습관이 있습니다. 봄이 오면 겨울옷을 옷장에 집어넣고, 여름에는 여름 옷을 준비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이 있기에 존재하는 습관입니다. 과거에는 앞 계절의 옷을 보관할 때 벌레를 쫓는 효과가 있는 향을 옷 속에 끼워 놓았습니다. 겨울옷에 향을 끼워서 보관하면 반년 뒤에 다시 꺼냈을 때 옷에 은은한 향이 뱁니다. 참으로 좋은 향기가 나지요. 하지만 그 향기는 옷이 지닌 본래의 향기가 아닙니다. 옷 자체에는 향기가 없습니다. 옷에 끼워 놓은 향의 향기가 배었을 분이지요.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이 지닌 선악은 마치 향처럼 서로 훈습 합니다. 나쁜 사람과 사귀면 그 나쁜 냄새가 자신에게도 뱁니다. 그러므로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사람과 인연을 맺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 이타적인 정신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는 사람, 그런 사람 근처에 있어야 합니다. 자신도 그 사람처럼 되기를 바란다면 그 사람 곁에 있으면서 항상 그 사람을 지켜봐야 합니다. 표면적인 모습만 흉내 내지 말고 그 사람의 마음 가짐이나 사고방식도 따라 해봅니다. 그러면 언젠 가는 조금이 나마 그 사람과 비슷해질 수 있습니다.
좀 더 명랑해지고 싶다면 명랑한 사람과 인연을 맺으십시오. 좀 더 적극적이 되고 싶다면 행동과 곁에 있으십시오. 자신의 힘 만으로는 자신을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노력 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힘을 빌릴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인연의 힘을 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쁜 인연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됩니다. 조금이라도 불편을 느낀다면 즉시 그 인연을 끊을 용기를 내십시오. 그 용기만 있다면 주위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걸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