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별을 봅니다. 온 새벽이면 더욱 빛나는 별을 바라보며 밤을 밝히고도 별은 조용한 기쁨으로 빛납니다. 새벽이면 더욱 빛나는 별을 바라보며 나는 부처님의 미소를 만납니다. 보리수 아래서 새벽 별을 보고 깨달은 부처님의 눈빛이 저 별 속에 잔잔히 흐르는 것 같습니다.
그 오랜 시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부처님과 나는 이렇게 새벽 별빛 속에서 서로 만납니다. 법신은 언제나 상주 한다는 그 말을 나는 새벽에 깨어나 별을 바라볼 때마다 실감합니다. 영원한 생명 하나가 내 곁에서 빛나고 있다는 사실은 어제나 따뜻한 위안으로 다가옵니다. 부처님과의 길고도 아름다운 인연이 있어 나는 오늘도 산사에서 행복한 중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걸 망을 메고 떠나는 스님의 뒷모습을 보며 자랐습니다 절은 아니였지만 어머니와 형님의 지극한 신 심 덕에 우리 집에는 스님들의 출입이 잦았습니다. 스님들이 하룻밤을 묵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설 때면 걸망을 멘 스님의 뒷모습이 너무나 자유롭게 보였습니다. 저 뒤를 쫓아가면 삶의 피 안에 이를 것만 같은 예감이 들고는 했습니다. 그 뒷모습에 남겨진 호기심을 안고 나는 어느 날 산사를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어머니의 신 심이 맺어 준 부처님과의 인연이었습니다.
산사에 들어 나는 아궁이에 불을 때고 가마솥에 밥을 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예불을 하는 것도 저녁이면 땀을 뻘뻘 흘리며 백팔 배를 하는 것도 즐거움 이였습니다. 초발심 자경문을 외우며 이른 아침 산길을 걷는 기쁨은 전에는 느껴보지 못한 것 이였습니다. 부처님 세상에선, 모든 것이 즐겁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나보다 늦게 입산 한 행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어는 날 새벽 예불을 마치고 나오니 어두컴컴한 방 한쪽에서 누군가 짐을 싸고 있었습니다. 다가가 보니 늦게 입산한 행자였습니다. 나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행자님, 무얼 하세요?" 행자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 했습니다. "이제 그만 집에 가려고요. 다른 것은 다 하겠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죽어도 못하겠네요. 이제 집에 내려가면 스님들 존경하며 살께요," 그날 새벽 행자는 산을 내려가고 말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