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만물은 연생연멸하므로 모두 부단히 변화하고 무상하다. 이는 모든 현상이 잠정적이고 일시적이며 환적幻的임을 말해준다. 작은 물거품에서 전체 세계, 나아가 대우주의 별들에 이르기까지, 그 무엇도 영구적이지 않다. 만일 그 무엇도 영구적이지 않고 실체가 없다면 이것은 일체가 공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이런 도리를 "연緣으로 생겨나고, 성품이 공하다([緣生性空]"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불교를 줄곧 '공문空門'(공을 가르치는 체계)이라고 불러 온 것은 이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불교에서 말하는'공空'의 의미를 오해한다. 불교의 공空이란, 고정불변인 사물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공은 그 사물이 실체가 없다는 의미이지,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공空을 아무것도 없다는 뜻으로 여긴다. 사실 불교에서 연생緣生의 개념을 사용하는 것은 사물을 분석하여 그것을 자동차로서 실재하지 않고 다양한 원소들과 관계들의 한 결합일 뿐이다. 다만 현상적으로 말하면, 그 자동차가 심하게 손상되어 용광로로 들어가 새로 주조되기 전까지는 자동차는 여전히 자동차이다.
그래서 불교에서 모든 것이 "연緣으로 생겨나고, 성품이 공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사물의 본질을 분석하고 통찰하여, 우리가 실체가 없는 환 적인 세계 속에서 살고 있고, 따라서 환 적인 명예. 이익. 재물에 대한 욕심의 재물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것을 일러 '꿰뚫어보고, 명예. 이익. 재물에 대한 끝없는 욕심을 놓아버리는 것이다. 이는 그것들의 현상적 존재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불교도들이 현상들의 본체가 공空하다고 말 하기는 하지만, 그 환 적인 현상들을 떠나서 존재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생사에 업력業力도 환 적인 것이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존재들을 끌어올리거나 끌어내려 괴로움과 즐거움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현상들의 환 적인 나툼[幻現]과 환적인 존재[幻有]는 중생들의 업력에 의해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우리가 "연緣으로 생겨나고, 성품이 공空한"도리를 투철하게 깨달을 수 있으면, 그 환적인 현상들의 유혹과 압박을 받지 않고 그것들의 노예가 되지 않으며, 자유 자재함을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사에서 해탈하는 공부이다. 사람이 일단 바깥 경계에서 벗어나거나 자신의 생사를 스스로 주도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불교의 근본 교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