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예외도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억울하게 죽거나 처참하게 죽어서 그 원결이 해소되지 않았다면, 설사 그가 이미 귀도鬼道에 화생化生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인간 세상에서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이것이 흔히 소문으로 듣는 '원귀이다. 그럴 경우, 송경하여 그 귀신을 천도하고(그에게 설법하여 그가 가야 할 곳을 알게 하고),불력佛力으로 인도하여 선도善道에 왕생하게 해야 한다. 불교에서는 귀도鬼道의 중생들을 통상 '아귀餓鬼'(배고픈 중생이나 귀신)라고 부른다. 그래서 흔히 밀교적 주력呪力(진언)의 힘[加持]으로 음식을 변화시켜[變食]5) 베푸는 염구焰口'나 '몽산蒙山' 시식施食이 귀신들을 평안하게 하는데 특별한 효험이 있다.6) 다른 종교들, 특히 유신론적 종교에는 이런 효능을 가진 법식이 없고, 실로 아무 방법이 없다.
물론 이상은 불교 자체의 입장에서 말한 것이다. 사실 이제까지 스님들에게 이런 의식들을 거행해 달라고 한 중국인들이 반드시 불교도 만은 아니고, 심지어는 확고한 유자儒者들도 있었다. 현대의 저명한 신유학자新儒學者 당군의(탕췬이)唐君毅 선생
(1906-1978)은 타계한 모친의 위패를 홍콩의 한 절에 모시고 천도재를 부탁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돕는 데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탄식했다. 그래서 세상을 떠난 가족에 대해 "살아 계실 때처럼 제사 지내라(祀如在)"는 유가의 관념에 따라, "장례를 정성껏 치르고 조상들을 추모하는 신종추원(愼終追遠)" 위안을 얻고자 한 것이다.7) 이와 같은 사례는 무수히 많다고 하겠는데, 그들이 온전히 불교적 관념에 따라서 그렇게 하도록 하기는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중국불교가 반드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할 하나의 큰 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