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때로는 우울합니다. 때로는 답답합니다. 낙담할 때도 있고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우울하지 않은 것이 이상한 겁니다. 세상을 한번 보세요. 참 참담합니다. 부처님께서 틀린 말 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는 게 고苦(두카), 정말 맞는 말입니다.
부정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사실입니다. 고를 인정하면 기대를 놓을 수 있습니다. 기대가 없으면 훨씬 더 행복합니다. 우리는 고를 부인하고 행복한 척해서 힘듭니다. 행복하게 보여야 되고 행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습니다. 고통을 안 느끼려고 무감각해집니다. 감각적인 즐거움에서 위로를 찾습니다. 고통의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고는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입니다. 행복하더라도 행복은 잠깐이며 진정한 행복은 아닙니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게 핵심입니다. 우리만 행복하지 않은 게 아니라 다 행복하지 않습니다. 좋은 소식 아닌가요? 행복하지 않은 게 정상이란 말입니다. 고를 인정하세요. 슬픔에 기뻐하세요. 우리 다 그래요. 윤회 속에 살고 있는데 무엇을 기대하겠습니까? 고를 인정하는 것이 고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입니다. 사람들이 저에게 자주 묻습니다.
"스님은 행복하세요?"
저는 똑똑히 답합니다..
"아니요!"
행복하지 않은 것을 받아들이는 중입니다. 행복을 많이 바라지 않고 고통을 많이 두려워하지 않는 한 평화는 있습니다.
사성제四聖제
고苦
우리는 행복하지 못합니다.
집集
'나'에게 집착하는 고통의 마음 습관 때문입니다.
멸滅
행복할 수 있습니다.
도道
행복으로 가는 길은 지혜와 자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