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멀리 떨어져 살던 아들을 찾아 어머니가 상경하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모자는 밤새 정다운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튿날 서로가 바쁜 삶이라 헤어져야 했습니다. 아들은 힘들게 사시는 어머니를 생각, 월세를 내려 찾아 뒀던 이십 만원을 몰래 지갑에 넣어드렸습니다. 배웅을 하고 돌아와 지갑에서 뜻하지 않은 돈을 발견하고 놀라는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흐뭇해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책 상에서 이십 만원과 함께 서투른 글씨로 쓴 어머니의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요즘 힘들지? 방 값에라도 보태거라."
독일 작가 에히리 케스트너의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아들이나 어머니나 모두 이십 만원을 주고 받았으니, 두 사람 모두 이득도 손해도 없는 교환입니다. 케스트너는 이런 '경제 방정식'과 다른 '윤리 방정식'을 보여줍니다. 아들은 어머니를 위해 이십 만원을 썼고, 아들이 준 이십 만원이 생겼으니 사십 만원의 이득이 있었습니다. 어머니 역시 아들을 위해 이십 만원을 썼고 아들이 준 이십 만원이 생겼으니 사십 만원의 이득이 생겼습니다. 도합 팔십 만원의 순 이득이 발생했습니다.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할 때, 그 이상의 순 이득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는 케스트너의 윤리 방정식이 표시하는 숫자에 다가 함께 사는 기쁨이라는 막대한 '이득'을 덤으로 줍니다. (이진경, 수학의 몽상, 푸른숲, 294쪽)
나눔의 기쁨은 주고받는 사람만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을 볼 때 내 마음이 흐뭇한 것처럼,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기쁨과 행복을 느낍니다.
이를 '마더 테레사 효과라고 합니다. 테레사 수녀가 힘든 이들과 함께하는(봉사하는)모습을 시 청각으로 보여주면, 그것을 보는 사람도 몸과 마음에 변화가 온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실험 결과로 침 속에 있는 면역 물질이 증가합니다. 굳이 '마더테레사 효과'라는 말을 몰라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