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적으로 말해서 불교에는 어떤 교리도 없다. 만일 그에 가까운 것이 있다면 계율이다. 그러나 불교의 계율은, 다른 종교들에서처럼 신神과의 맹약이 아니고, 그래서 신비성을 띠고 있지도 않다. 불교의 계율은 윤리적 요구에 근거하여 나온 것이고, 그래서 순전히 이성적인 것이다.
불교의 기본 계율은 오계五戒. 십선十善이지만, 불교도들이 닦는 계율은 등급이 여러 가지이다. 재가자의 오계. 십선十善과 팔계八戒, 출가자의 십계十戒. 비구계. 비구니계가 있고, 대승의 보살계菩薩戒도 있다. 그러나 모두 오계. 십선을 기초로 한다. 즉, 다른 계율들은 오계. 십선을 승격 또는 세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오계. 십선을 잘 지키고 온전히 행할 수 있으면 다른 계율도 지키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오계五戒는 불살생不殺生. 불투도不偸盜. 불사음不邪婬(私通). 불망어不妄語. 불음주不飮酒이다. 십선十善은 오계를 화장하고 심화한 것으로, 나쁜 행위를 경계하고 선을 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표로 살펴보면 오른쪽과 같다.
(표는 그릴 줄 몰라 생략함. 죄송합니다.)
요컨대 불교의 계율은 "모든 악을 범하지 말고 모든 선을 행하라(諸惡莫作 衆善奉行)"는 것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 가정, 사회. 국가. 인류에게, 어떤 유정 중생에게 해를 끼치는 모든 행위는 오계의 범주내에 들고, 따라서 범해서는 안 된다. 반면 자신과 남에게 참으로 이익이 되는 일은 힘써 행해야 한다. 악을 범하는 것은 계戒를 범하는 것이고 선을 행하지 않는 것도 계를 범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는 열려 있다. 만일 자신이 하는 일이 범계犯戒 행위인 줄 모른다면, 그 행위는 파계破戒라고 볼 수 없다. 범계犯戒의 의도가 없었다면, 설사 계를 법했다 해도 파계의 죄가 되지 않는다. 만약 범계犯戒의 의도가 있었다면, 결과적으로 파한 거이 아니었다 해도 죄가 된다. 예컨대 어떤 여인이 나쁜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할 때 음욕의 쾌락을 느끼지 않았다면, 설사 몸을 더렵혔다 하더라도 그녀는 계를 범했다고 할 수 없고, 여전히 청정하다.
계를 파할 마음이 있고 [心], 실제 그 상황에 있고[境], 그 행위를 실행한다[事]는 세 가지 요소가 함께 갖춰질 때1) 비로소 파계의 죄가 성립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