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차선책을 부탁 드리고, 일심으로 영가를 청합니다. 사실 영가의 자성은 본래 이름도 없고 자취도 없이 인연 따라 숨기도 하고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것이 영가의 참 모습 입니다. 업 따라 사람이 되기도 하고 사람의 모습에서 떠나기도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육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움직이는 것조차도 힘들고 복잡합니다. 그런데 영가는 육신의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움직임에 전혀 장애를 받지 않습니다. 시공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영가는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데에도 장애가 없고, 시공간의 제약도 받지 않으니 영가께서는 꼭 재에 오셔서 지극 정성으로 모시는 스님의 염불과 법문을 듣고 부디 천도 되시기를 바란다고 계속 반복하여 부탁하는 것입니다.
천도재 의식 문은 이와 같이 영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중요한 경전들의 핵심을 모아서 염불을 해 드릴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재의 의식 문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조목조목 천도가 확실히 될 수 있도록 짜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선사 스님네들의 지혜와 큰 안목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즘에는 우리말로 풀어 쓴 의식 문으로 천도 재를 봉행하는 곳도 많습니다. 그 진정한 뜻을 음미하면서 지극한 마음으로 천도 재를 봉행 할 때 그 공덕은 이루말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것을 직접 느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