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을 본 부인은 "아니 여보, 어째서 이렇게 늦게 돌아오신 게예요."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세요."라고 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반가워했습니다. 그러나 상인은 여전히 화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부인에게 퉁명스런 목소리로 "방안에 있는 남자는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부인은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무도 없다고대답했습니다.
"그럼, 이 신발은 누구의 것이오?"라고 다그쳐 묻자, 활짝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여보, 오늘이 섣달 그믐이잖아요. 해가 바뀐다고 생각 하니 당신이 더 보고 싶었어요. 우리 부부가 더 화목해지기를 기원하면서 당신의 새 신발과 새 옷을 마련 했어요."
부인은 상인을 이끌고 방에 들어가 자랑하듯 새 옷을 내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상인은 그제야 자신이 오해한 것을 알고, 미안해 하며 아내를 얼 싸 안았습니다. 또한 '정말 값지고 보배로운 게송이다. 황금 열 냥이 아니라 백 냥, 천 냥, 만 냥 이상의 가차기 있구나' 하고 크게 뉘우치며 노스님께 감사의 인사를 올렸습니다.
...삼 독이 불을 끌 때 지옥 고를 면하다.
지장보살님께서는 주장자를 짚고 지옥의 문 앞에 서 계시면서 죄를 짓고 지옥으로 들어오는 악하고 가련한 중생들을 위해 법을 설 해주고 게십니다. 경전에 의하면, 지장보살님께서는 눈물로써, 피와 땀으로써 때로는 여름철 소나기 같은 설법으로 지옥 중생들의 성불을 위해 쉼 없이 애쓰고 계신다고 하였습니다.
또 경전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바세계를 '불타는 집'이라고 했습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 이 표현이 정말 적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 환경도 그렇지만,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는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탐진치 삼독의 불이야말로 지옥의 불입니다. 순간 순간 끊임없이 치성하는 삼독의 불을 끄지 못한다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결코 지옥의 고통을 면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는 한편 우리 마음이 삼독의 불로 뜨겁게 타오를 때 인내심과 수행력으로 그 불을 끌 수만 있다면 이미 우리는 잠깐 동안이나마 우리 마음속에 지장보살님을 모시는 것이 됩니다. 아니 그 순간 만큼은 지장보살이 된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옛 이야기 속의 상인 역시 스스로 지장보살이 되어 지장보살님의 머리카락 한 올, 지장보살님이 땀방울 한 방울을 체험하였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이 상인은 아마도 노스님이 족자 속에 써주신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화가 날 때마다
노여움의 불을 확실히 끄고 행복하게 살아갔을 것입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화날 일도 없고, 노여움의 불을 끌 일도 없는 경지를 체험 했겠지요. 생각하는 것도 습관이 되기 때문입니다. 늘 탐진치 삼독심을 내는 연습을 한 사람은 탐냄 성냄 어리석음 삼독의 불길을 끄느라 이 생을 허비합니다. 하지만 삼독의 불길을 끄고 또 끄면서 자신의 마음가짐을 반성하고 반성한 사람은 인격이 완성됩니다. 본래 자기 자신 속에 갖추고 있던 불성을 깨닫고 이 생에서 그대로 지장보살님의 원력을 가지고 살아갈 것입니다.
우리 불자들이 평소보다 더욱 열심히 지장보살님을 염하며 기도한 음력 7월입니다. 지옥같이 뜨거운 삼복의 불볕더위 속에서 청량한 지장보살님의 정신을 깊이 명상하시고 모두가 지장보살님을 닮아 지장보살님 처럼 살아가시길 빕니다.
목 마른 사람에겐 청량수 되고
굶주린 삶에겐 과실이 되고
헐벗은 사람에겐 의복이 되고
더위 속 사람에겐 큰 구름 되네.
나무 대원 본존 지장보살 마하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