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너와 나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이 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었다
밥을 먹고 있느냐 그 밥 네가 지은 것이냐
옷을 입고 있느냐 그 옷 네가 만든 것이냐
다리를 건너고 있느냐 그 다리 네가 놓은 것이냐
너와 나 人間 사이에서 살아가면서
인간이 되는 것만큼 힘든 것이 없었다
땅을 차지하기 위해 무기를 만들었고
남의 것 빼앗기 위해 죄를 지었다
내 배를 채우기 위해 타인의 피를 보았다
ㅡ『불의 설법』에서
이승하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