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와 같은 부처님과의 깊은 인연이 있어서 유족들이 임제록 이라고 하는 좋은 법 공양을 마련했습니다.
임제록은 동양의 선불교사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임제스님의 어록입니다. 선종의 가장 뛰어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 임제록 내용 중에 "만약 참되고 바른 견해만 얻는다면 나고 죽음에 물들지 않고 가고 오고 머무름에 자유로워 수승함을 구하지 아니해도 수승함이 저절로 온다."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온갖 인연들 중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것이 생사生死 문제입니다. 나고 죽음의 문제가 제일 크기 때문에 생사대사生死大事라고도 합니다.
또 임제록에는 이런 법문이 있습니다. "대덕이여! 그대들은 또한 그림자를 조종하는 사람임을 확실히 알라. 이 것이 모든 부처님의 근본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삶의 모습[일체처一切處]이 도를 닦는 이들이 돌아가 쉴 곳이다."
육신은 그림자요, 인형입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나 인형을 조종하는 '그 사람'이 있어서 그렇게 49재에 참여하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 모든 사물을 눈으로 분별하고, 또 말도 할 줄 압니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근본입니다. 도를 닦고 안 닦고 간에 모든 사람이 다 돌아가 쉴 곳입니다.
또 임제록에는 "그대들의 사대四大: 지주화풍地水火風로 된 이 육신은 법을 말하거나 법문을 하는 소리를 들을 줄 모른다."고 했습니다. "비위간담脾胃肝膽도 설법을 하거나 법을 들을 줄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말을 하고 들을 줄 알겠습니까? 귀가 있어서 듣는다고 하고 눈이 있어서 본다고 한다면 돌아가신 분도 귀가 있고 눈이 있으니까 볼 줄 알고, 들을 줄 알아야 됩니다. 그런데 돌아가신 분들이 볼 줄 알고, 들을 줄 압니까? 이미 돌아가셔서 땅 속에 묻혔거나 아니면 한 줌의 재가 되었을 뿐입니다. 우리가 왜 49재를 지내는 가에 대한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눈을 통해서 봅니다. 그러나 눈 만으로는 못 보고 귀 만으로는 못 듣습니다. 임재록에서는 "그대들 눈앞에 역력하고 뚜렷한 아무 형체도 없이 홀로 밝은 이것이 바로 설법을 하고 법을 들을 줄 안다, 만약 이와 같이 볼 줄 안다면 곧 할아버지 부처님과 더불어 다르지 않느니라."고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