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의 일생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건만 살아가는 동안엔 무언가를 잡고 끌어들이고 모으기 위해 바쁩니다. 평생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마음과 몸이 꽉 묶여 있는 분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부처님께서 진정한 재산은 다음 생까지 가져갈 수 있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다음 생까지 가져갈 수 있는 재산은 우리가 지은 업 뿐입니다. 좋은 업이든 나쁜 업이든 다음 생까지 가져가는 것은 업이고 그것만이 나의 재산입니다. 돈을 많이 벌었든 높은 지위를 가졌든 아무리 가족이 많고 친지 도반이 많아도 그것은 하나도 가져가지 못합니다.
올 때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고
갈 때 또한 빈손으로 간다.
아무리 많아도 아무 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오직 지은 업 만 따라갈 뿐이다. (초발심 자경문)
유유업수신唯有業隨身이라, 오직 업만 있어서 따라갈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각각 다른 모습, 다른 성격,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는 것은 각각 지은 업 때문입니다. 한 집안에 한 형제로 태어나도 일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전혀 다릅니다. 병이 있거나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조차 다릅니다. 이것은 개개인이 지은 업이 달라서 그렇습니다.
업에는 공업共業과 불공업不共業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같은 대한민국 부산에 태어난 것은 공업이고, 집집마다 다른 집에 태어나는 것은 불 공업입니다. 같은 집안에 태어난 것은 공업이고 각기 다른 조건으로 태어나는 것은 불 공업입니다.
이와 같이, 부처님께서는 우리들의 삶과 죽음과 인생의 그 깊고 깊은 면까지도 철저히 파헤쳐서 우리에게 일러 주셨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거해 과연 우리가 진정 다음 생까지 또 다음 생까지 세세생생 가져가서 사용할 수 있는 재산이 과연 무엇 일까를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거기서 나아가 우리가 마음을 좀 달리 가질 수 있다면, 금일 영가와의 인연 공덕으로 새로운 가치관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가치관의 전환이야말로 가장 큰 공덕이고 금일 영가에게 큰 복이 됩니다.
그럼 우리는 죽을 때 무엇을 가져가야 할까요? 이왕이면 나쁜 업을 재산으로 가져갈 것이 아니라 좋은 업을 재산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부처님 만난 인연으로 이 생에 다음 생을 아주 훌륭하게 살 수 있는 준비를 하셔야 하는 것입니다. 금일 영가께서는 부디 이러한 이치에 눈을 뜨시고 왕생극락 하시기를 바랍니다.
